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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십리 산책

답십리 고미술상가에서 만나는 생활의 물건들

집 안에 들이고 싶은 물건이 꼭 새것일 필요는 없다. 나뭇결이 드러난 작은 가구, 손으로 그린 무늬가 남은 그릇, 쓰임새부터 궁금해지는 생활용품. 답십리 고미술상가는 오래된 물건을 구경하며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기 좋은 곳이다.

답십리 고미술상가에서는 어떤 물건을 살펴볼 수 있나요?

고가구와 도자기, 서화뿐 아니라 오래된 액자·시계와 생활용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모양과 쓰임에서 취향을 찾되, 개별 물건의 제작 시기·산지·수리 이력은 설명과 자료를 함께 확인하세요.

  • 상판과 다리의 비례, 그릇의 곡선처럼 눈길이 가는 특징 찾기
  • 판매자의 설명과 확인 가능한 자료를 나누어 물건의 이력 살피기
본문과 근거 읽기
책과 도자기, 문방구를 그린 두 폭 책가도
책가도 · 책과 물건에 담긴 옛사람의 취향사진 출처: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 2024.89.6 · Public Domain박물관 소장 참고 유물입니다. 답십리 상가의 판매 물품이 아닙니다.

고미술이라는 말은 조금 어렵게 들린다. 제작 연대를 알아야 할 것 같고, 이름난 작가의 작품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처음부터 공부를 마치고 찾아갈 필요는 없다. 눈길이 가는 물건 하나를 발견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서울 동대문구에 자리한 답십리 고미술상가는 1980년대 중반부터 형성됐다. 청계천과 이태원, 아현동 등지에 흩어져 있던 고미술 상점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고가구와 도자기, 서화뿐 아니라 오래된 액자와 시계, 각종 생활용품까지 함께 다루는 상권이다.

이곳을 둘러볼 때는 물건의 이름보다 모양을 먼저 봐도 좋다. 상판과 다리가 이루는 비례, 그릇의 둥근 선, 목가구에 달린 금속 장식처럼 작은 부분에 시선을 두면 취향이 조금씩 드러난다. 화려한 문양에 끌리는지, 장식이 거의 없는 단정한 형태를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았다면 한 가지를 물어보자. 어디에 쓰던 물건인지, 어떤 부분을 살펴보면 좋은지. 설명을 듣고 다시 보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흔적이 눈에 들어온다. 다만 제작 시기와 산지, 수리 이력은 물건마다 다르다. 오래돼 보인다는 인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판매자의 설명과 확인 가능한 자료를 함께 살피는 편이 좋다.

집에 놓을 물건을 고를 때는 상가에서의 모습과 집에서의 모습을 나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여러 물건 사이에서 작아 보이던 가구도 거실에 들이면 제법 존재감이 클 수 있다. 반대로 진열대에서 지나쳤던 작은 목기가 빈 선반 한 칸에 잘 어울릴 수도 있다.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놓을 자리의 사진과 치수를 준비해 가자.

첫 방문에 꼭 무언가를 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형태를 몇 가지 기억해 두고 돌아오는 것도 괜찮다. 답십리에서 고미술을 만나는 가장 편한 방법은 눈길이 가는 물건 앞에서 잠시 멈추는 일이다. 그 물건을 집 어디에 놓고 싶은지 떠올려 보면, 구경은 자연스럽게 나만의 취향을 찾는 시간이 된다.

이번 주에는 집 안의 빈자리 하나를 떠올리며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둘러보자. 작은 그릇이나 목기부터 살펴보면 첫 방문의 부담도 한결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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